[和印이은주] 피그 이야기 #3
도담 | 和印 이은주 법사
흠ᆢ 매날 자는 모습만 보여드려서 좀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하는 일이 먹고 놀고 대부분 자고ᆢ 이게 냥이어 삶이라서ᆢㅋㅋㅋ
엄마가 나를 거두지 않았다면 저 밖에 다니는 냥이들 처럼 나도 먹고 사는 것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이 큰 일이 되었을테지만요. 그래서 그런지 엄마는 나한테 맛난 음식은 잘 안주세요. 맛나고 영양가 있는 음식 있으면 다 밖에 있는 냥이들한테만 줘요. 나랑 자비형아는 맨날 맛없는 사료, 그것도 디게 쪼금만 주세요. 난 항상 배고파요. 🤤
에고, 얘기가 삼천포로 빠졌어요.
엊그제 엄마얘기를 들려 드렸던 차라 한참 후에나 보따리를 풀려고 했는데ᆢ ❤️ 가 많이 있는 것을 보니 기분이가 좋고🥳 입이 근질거려서리ᆢㅎㅎ
국선도를 시작하고 나서 몸이 좋아지고 힘이 차니 세상이 좀 달라 보이셨대요.
집에서 도장까지 한 25분 정도 걸어다녀야하는 거리인데, 엄마는 거길 매일 새벽과 전녁에 다니셨다하네요. 큰 찻길이 아니고 사람과 차가 다니는 골목 골목을 거쳐서 가야하는 길이라 재미 있었대요.
기막힌 우연인데ᆢ 엄마가 사실 삼수를 하셨어요. 그때 다니던 학원 바로 뒷편에 국선도도장이 있었다네요. 그땐 몰랐었대요.
그런 길이니 익숙했었는데, 하루는 새벽수련 끝나고 집에 가는데 그 길들이 너무 새롭게 느껴지시더래요. 중간에 나무들이 심겨져 있는 공간의 길이 있는데 거기에서 파리 한 마리가 윙~~지나갔대요. 그 파리가 갑자기 우주선처럼 크게 하나하나 세세히 보이는데 그렇게 예쁘고 신기하고 그러면서 세상이 갑자기 흑백에서 칼라로 확 바뀌어 보이셨다네요.
그러고 나서는 눈물이 많아지셔서 이래서 울고, 저래서 울고, 이래서 웃고, 저래서 웃고 하며 살아있는 삶을 살게 되었대요.
그럼 그전엔 죽은 삶이었냐구요?
음ᆢ 기쁨이 없는 초조한 삶 이셨다는데요!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마음을 꼭 닫고 있어서 옆을 볼새 없이 앞만 보고 달리다가 ,
아마도 그때부터 마음에 틈새가 생겨서 세상의 소리들이 엄마를 변하게 한 것 같아요.
그 파리에게 감사해요. ㅎㅎㅎ
사실, 객관적으로 보면 제가 모지리에 쫌 못생긴 흔한 냥이인데 엄마는 맨날 저를 안고 쪽쪽거리며 ‘이쁘다 이쁘다 ‘ 해주시니 제가 얼마나 행복하겠냐구용.
(파리 덕분ᆢ피그생각)
(부러워들 마시고 흠!흠! 다들 누군가는 그런 사람들이 다 있으시잖아요.)
별 얘기 아니지만, 저는 사실 엄마의 이런 소탈한 얘기들이 좋아요. 따뜻해요.
여러분들도 그러시기를 바라면서,
오늘은 일요일이니 쫌 더 의미있게 여러분을 위해 많은 시간을 갖기 바래요.
좋아요. ❤️ 잊지 마시고ᆢ.
제 원동력이 돼요. 빠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