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井香] 씨앗을 심다
글 | 井香 김진세 법사
땅콩을 심을 때는 땅콩 알을 넣고 흙을 덮어주는데 싹을 틔우지 못하는 것도 있어서 보통 2~3알을 넣어주게 된다.
올해 밭에 심은 땅콩의 2/3 정도가 싹을 틔우고 나머지는 싹을 틔우지 못했다.
같은 땅에 심어도 모두가 똑같이 자라는 건 아닌지 아롱이 다롱이들이다.
땅콩이 대지와의 교감으로 자신을 온전히 부수어 새 생명을 밀어 올리려는 의지가 맞아떨어질 때 한 알의 씨앗이 올가을 주렁주렁 달린 땅콩을 뿌리에 매달고 있을 것이다.
좋은 씨앗들이 싹터갈 밭인 줄 알았다.
그런데 오늘 나는 이 우주에 내가 씨앗임을 알았다.
나를 부수어 온 대지의 힘을 받아들여 한 점 씨앗이 되자.
올봄 땅콩에게서 씨앗이 되는 법을 배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