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法] 국선도 밝돌법의 깊은 숨쉬기와 정신건강
도담 | 正法 김기영
사람이 겪는 고통에는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이 있으며 때로는 정신적 고통이 신체적 고통보다 훨씬 더 괴로운 경우가 많다. 대다수 사람을 괴롭히는 정신적 고통은 외적인 형태가 없기 때문에 약이라는 물질로 다스리기도 쉽지 않다.
현대 사회는 이와 같이 약도 없는 병이 도처에서 범람하는 사회이기도 하다. 마음에 생긴 병은 마음으로 다스릴 수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마음을 깊고 평화롭게 가라앉힘과 동시에 고요히 시행하는 호흡조절은 정신적 건강증진에 뛰어난 효과를 가져다주는 명약(名藥)이라 할 수 있다.
옛말에 심식상의(心息相依)란 말이 있다.
마음과 호흡은 서로 의존해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호흡을 고요하게 조절함으로써 마음을 평화롭고 청명한 상태로 만들 수 있음은 많은 사례가 실증하고 있다.
국선도 밝돌법의 깊은 숨쉬기가 정신건강의 증진에 끼치는 영향을 몇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영궁(靈宮)과 정신안정
아랫배 중심부에 위치한 단전에는 수백 개 이상의 많은 별칭이 있다. 그중에는 영궁이란 표현도 있다. 즉 영혼 또는 정신의 집이라는 뜻이다. 침구학에서는 불안증이나 노이로제 증세를 치유하기 위해 이곳에 뜸을 뜨기도 한다.
단전호흡이 정신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주장은 그 외에도 많은 자료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단전(丹田)에 정신을 집중하고 깊은 숨쉬기(단전호흡)를 꾸준히 하게 되면 아랫배에 두둑한 기운이 형성된다. 이것을 소위 배짱이라고 부른다. 배짱이 두둑해지면 신기하게도 불안증과 조급증이 사라지고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
동시에 마음이 늘 단전에 차분히 안주하게 되어 감정적 동요가 적어지며 신경질적 증세가 사라져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이 강화된다.
2. 우주적 입장(立場)과 객관적 관조
아랫배 깊은 숨쉬기(단전호흡)를 할 때는 잠시 세상만사를 다 잊어버리고 대우주와 나는 본질적으로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큰 생각을 깊이 간직한 우주적 입장(宇宙的 立場)에서 수련하기를 권장한다.
이러한 마음자세는 호연지기를 기르는 좋은 방법일 뿐만 아니라 마음에 내재하여 있는 모든 정신적 문제들을 아주 먼 거리에서 객관적으로 무심하게 관조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자기의 입장(立場: the standing position)을 문제가 발생한 현장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우주적 입장으로 바꿔줌으로써 현존하는 문제에 대한 객관적 시각과 깨달음이 생겨 그 문제가 작게 느껴지거나 아예 소멸하기도 한다.
동시에 지나치게 큰 문제라 여긴 데서 생겨난 과도한 집착과 욕심이 사라짐으로써 마음의 고통도 해소된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마음의 평화와 깨달음이 심화되어 내면세계가 안정과 성숙을 이루게 된다.
3. 하단전에 축적되는 에너지는 마음까지 밝게 만든다.
국선도 밝돌법의 아랫배 깊은 숨쉬기를 수련할 때는 몸과 마음으로 태양의 무궁무진한 기운과 광명을 받아들인다는 무드(mood)에 잠겨 호흡할 것을 권장한다.
그러한 수련이 쌓임에 따라 실제로 아랫배 중심부인 단전에 밝은 기운을 체득하게 되며 그 영향으로 늘 어두운 마음에 사로잡혀 있는 우울증이나 비관적 생각, 자살충동 등이 사라지며 마음을 즐겁고 명랑하며 긍정적이며 매사에 감사심이 충만한 상태로 변화시킨다.
하단전의 기운인 정(精)이 충만하면 심장 부근에 있는 마음자리의 에너지가 밝아지게 된다는 인체의 묘리(妙理)가 작용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4. 아랫배 숨쉬기로 쌓이는 바른 기운(正氣)은 심리작용을 정상화한다.
탁하고 약한 기운은 심리의 정상적 작용을 왜곡시켜 특별한 이유도 없이 남을 미워하며 꼬집고 할퀴고 싶은 심사가 생기게 하며 스스로 복잡하고 어지러운 심경에 빠지게 한다.
깊은 숨쉬기로 하단전에 충분히 축적된 바른 기운은 그 기운의 작용이 오행의 형태로 마음에 질서 있게 나타난다.
이를테면 하나의 기운(一氣)이 수화목금토의 오행으로 전개 발전되는 자연원리에 따라 심리세계에서도 일기의 작용이 사람의 정신을 지혜롭고(水), 예의 바르며(火), 어질고(木), 정의롭고(金), 성실하게(土) 바꾸어 나가 마음 밭(心田)을 근본적으로 선화(善化)하게 된다.
마음 밭이 완전히 선화 되면 바로 그 곳이 삶에 대한 감사와 희열이 충만한 태평성대요 선경(仙境)의 세상이 되는 것이다.
5. 마음도 정기적으로 부정적 감정의 찌꺼기들을 배출해야 한다.
올바른 아랫배 숨쉬기는 마음을 고요히 비우는 명상적 상태에서 진행된다. 그러나 마음을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비우려 할수록 마음을 괴롭히고 있는 부정적 정서와 상처가 더 떠오르는 경향이 있다.
마음이 아프니 치료를 원한다는 신호와 같다.
아픈 마음을 위한 치료약은 사랑과 용서와 감사하는 마음이다. 숨쉬기는 그러한 마음의 자세를 깊이 간직하며, 마시는 숨으로는 태양과 같은 사랑과 용서의 광명정대한 정신을 받아들이며
숨을 내쉴 때는 동시에 마음에 있는 모든 부정적인 감정과 기억들을 아낌없이 다 내보낸다는 생각으로 호흡하도록 권유한다.
이러한 호흡 자세가 반복되면서 실제로 마음은 점차로 사랑과 용서와 감사심이 자리 잡게 되며 또 그러한 방향을 지표 삼아 성장과 더불어 성숙하게 된다.
사랑과 용서와 감사로 충만한 정신은 수많은 세파와 욕심에 시달리고 있는 인간 정신이 도달하기 쉽지 않은 고귀한 능력의 경지이자 마음 수양의 지향점이다.
6. 마음의 진정한 양식 – 전체와의 일체감
대부분 사람은 마음 한편으로 늘 삶에 대한 공허와 무의미함 그리고 불안감을 안고 있다. 특히 물질 지향적인 생활을 강요당하고 있는 현대인들은 더더욱 정신적 빈곤감에 시달리고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겪게 되는 그런 종류의 불안과 공허감은 대부분 전체에서 분리되어 나온 개체적 존재가 겪는 ‘분리불안’이라 할 수 있다.
미지의 세계에서 철석같이 의지하던 부모의 손길을 잃어버린 유아의 심정과도 같은 분리감이다. 또는 마치 우주의 모선(母船)에서 떨어져 나와 한정된 연료를 가지고 끝 모를 공간 속에서 정처 없이 표류하는 자선(子船)과 같은 처지라고도 할 수 있다.
사람의 존재 특히 사람의 정신은 우주정신에서 떨어져 나와 사람의 몸에 담긴 것으로 우주정신과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어느 정도 연결되어 있다.
인간 정신은 태생적으로 그 연결감이 공고할 때 깊은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전체와의 연결감이 희박해지거나 망실될 때 커다란 불안감이나 공허감 그리고 정처 없이 떠도는 방황감이 늘 마음 한구석에 부지불식간에 상존하게 된다.
정신적 모체(母體, 우주정신, 전체)와의 일체감이야말로 풍요로운 정신생활의 요체이니 정신이 갈망하는 진정한 양식이자 정신건강의 치료약이다.
아랫배 깊은 숨쉬기는 우주와의 혼융적 정서 속에서 실행된다. 그러한 과정에서 인간 정신은 마치 수많은 위험과 고독 속에서의 오랜 방황 끝에 모선(母船)과 도킹(docking)하는 자선(子船)의 우주 비행사가 느낄 법한 극도의 희열과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개체와 전체와의 도킹은 모든 개체적 정신이 갈구하는 성공적 비행 목표이며 비행의 보람이자 비행완수의 대법열(大法悅)을 안겨주니 새삼 정신건강을 논할 필요조차 없게 만드는 것이다.
위와 같이 밝돌법(국선도)의 아랫배 깊은 숨쉬기는 다양한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정신건강을 증진시키기 때문에 그 효과가 탁월하다. 사람의 정신이 건강하다는 것은 인생의 모든 복리를 좌우하는 ‘삶의 절대적 중추’가 건강하다는 의미이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건강과 행복을 꿈꾸는 만인들이 어찌 올바른 숨쉬기를 소홀히 할 수 있겠는가?
